[이영길] 자녀교육칼럼 9 - 사실 넌 정말 잘하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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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넌 정말 잘하고 있어
청소년 진로상담사 밝은미래교육 대표이사 이영길 제겐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딸아이가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자립심이 생겨서인지 국내학교 복학 후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고 내신성적도 많이 오른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제고에도 지원해 볼 정도로 자신감과 좋은 커디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자기보다 학업수준이 좀 부족한 학생들도 많이 있다 보니 학업성적에 대한 열등감이나 예민성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는데,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학교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모두 석차(등수)로 표기되면서부터 딸아이의 스트레스는 극으로 치닫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최근 2학년 1학기 학기말 고사를 앞두고 갑자기 어지러움증 증세가 나타나 야간응급실을 가게 되었으며 전문병원을 찾아 정밀검사 후 “전정신경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증세는 중년층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요즈음은 수험생에게도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이런 증상이 생겼을까를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프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서 공부하려고하면 심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평소 교육사업에 종사하는 아빠로서 늘 힘들게 공부하고 애쓰는 학생들을 가까이서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딸아이에게도 평소 성적이나 학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관대하게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딸아이 스스로는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아 왔었나 봅니다. 학부모님이라면 다 알고 있다시피 우리나라 내신과 수능시험은 모두 석차순위로 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물론 올해부터는 영어수능에서는 절대평가를 실시하여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표기 하지 않고 등급으로만 표시한다고 합니다. 또한, 작년부터는 필수과목으로 한국사 역시 등급으로만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석차순위에 따른 상대적인 등급제가 아닌 점수에 따른 절대 등급제로 9등급 체계는 그대로 유지가 된다고 합니다. 또한 학교내신은 여전히 석차순위에 의한 9등급 체계입니다. 예를들어 2학년 문과전교생이 200명이라고 한다면 아래와 같이 등급이 정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1등급(4%) - 전교석차 8등까지 2등급(11%) - 전교석차 9등에서 22등까지 3등급(23%) - 전교석차 23등에서 46등까지 4등급(40%) - 전교석차 47등에서 80등까지 5등급(60%) - 전교석차 81등에서 120등까지 6등급(77%) - 전교석차 121등에서 154등까지 7등급(89%) - 전교석차 155등에서 178등까지 8등급(96%) - 전교석차 179등에서 192등까지 9등급(100%) -전교석차 193등에서 200등까지 전 과목을 이렇게 등급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세간에는 “반에서 5등이나 20등이 대학진학에 있어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등급 문제라는 것입니다. 반에서 5등을 한다고 가정하여 전체 6학급으로 가정해서 산출하면, 전교석차로 30등 정도하게 되는데 전체내신등급은 3등급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반에서 20등하게 되면 전교석차 120등정도를 하게 돼서 내신5등급을 받게 되는데 역시 3등급이나 5등급은 인서울하기가 어렵다는 면에서 대학진로에 있어서는 별반 차이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캄캄하고 힘겨운 현실가운데 우리아이들이 놓여 있는 격입니다. 사실 이번 학기말고사는 딸아이가 어떻게 시험을 봤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저 매일아침 머리 어지러움증만 확인해 봤지, 시험에 대해서는 엄마도 아빠도 단 한마디도 언급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시험보러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너무도 힘겨운 일이였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현재로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등급을 올리라고 이야기하자니 아이의 건강이 걱정이고, 그냥 가만히 있자니 대학입시가 걱정이 됩니다. 여러분이 저라면 딸아이에게 어떤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정말 지혜를 구하고 싶습니다. 이제, 딸아이 학교가 여름방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모레는 다시 병원에 들려 그동안의 경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하루 3번의 약기운으로 버티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 계속 약을 복용해야하며 언제쯤이나 과거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실 아빠로서 좋은대학을 못 갈까봐 걱정되는 것 보다는 앞으로 생활하는 면에서 예전처럼 좋은 컨디션을 못 찾을까봐 더 걱정이 됩니다. 조금이라도 신경써야할 일이 생길 때마다 머리가 많이 어지럽게 된다면 정말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에게는 여름방학기간이 아주 중요한 기로가 됩니다. 특히 고2 학생에게는 말이죠. 그러나 저는 이번 여름방학에는 딸아이와 조용히 여행을 갈까 합니다. 잠시나마 입시고민으로부터 자유롭게 말입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딸아이가 스스로 모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평안한 맘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함께 기도해볼 생각입니다. 전에도 한번 고백했던 말입니다만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물론 모든 상황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기에 발생한 일이라는 면에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딸아이처럼 아주 중요한 시기에 생각지도 못한 발병으로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판에 이렇게 집중할 수 없는 신체증상이 생긴 것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상황이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고백을 딸아이도 인정하고 순종하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딸아이에게 말하곤 합니다. “성적이 너의 운명을 가르지 않는다. 하나님의 은혜가 너의 길을 인도해 줄 것이다.” 이번 일도 하나님의 은혜가 분명 예비되어 있을 것이다. 당황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예전보다 더욱 강건한 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매일 간절히 기도하고 딸아이에게 힘을 실어 주려 합니다. 딸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에게 생긴 어려움 앞에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대학을 못가도 아빠가 수아를 사랑하는 마음은 평생 변함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구요.♡ |